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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사냥꾼

2009/11/01 13:46 | Posted by 별아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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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어느 책 중독자의 수다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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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서 읽게 되었다. 부제가 무려 ‘어느 책 중독자의 수다’.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책이었다.

 

이 책은 제목 그대로, 부제 대로 책 사냥꾼의 이야기, 그리고 책 중독자의 수다이다. 어느 일정한 흐름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친한 사람들끼리 편하게 수다 떨듯이 이 이야기 하다가 저 이야기로 튀고 다시 이 이야기로 돌아오고...하는 식이다.

 

이 책을 통해 책 사냥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알지 못했던 세계들에 대해 눈을 뜬 것은 좋지만 솔직히...지겨웠다. 완전 건성건성 읽었다. 옮긴이는 존 벡스터 아저씨와 수다 떠는 기분으로 즐겁게 읽었다고 했지만 나는 그런 기분을 가질 수가 없었다. 아마, 내가 책 수집에 대해서 별로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이런 생소한 주제에 대해 수다 떠는 것이 지겹게 느껴졌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.

 

나도 책을 많이 좋아한다. 솔직히, 책이 없다면 이 세상을 무슨 재미로 살까? 책은 어린 시절부터 내 유일한 친구이고 내 유일한 기쁨이다. 정말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사서 소장한다. 이미 다 익은 책들도 다 사거나 사려고 벼르고 있다. 그건 이해한다. 그러나 책 사냥꾼들처럼 책을 수집하고 팔고 어쩌고.... 이런 것들은 내게는 너무 먼 이야기다. 조금은 이해하지만 완전히 공감할 수는 없는 먼 이야기. 그래서 내게 멀게만 느껴졌던 게 아닐까?

 

나중에 다시 읽게 되면 다르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럴 기회는 지금으로서는 없을 것 같다. 왜냐하면 난 책을 사랑하지만 책사냥꾼은 아니니까.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. 똑같이 책을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식은 다른 듯.

 

색다른 책을 만난 것만은 기쁘다. 아직은 그것 뿐이다. 그러나 만약 기회가 된다면, 어쩌면 존 벡스터 아저씨의 수다를 즐겁게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. 어쩌면 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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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의 불편한 진실들 앞에서...

2009/09/24 20:52 | Posted by 별아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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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가니 상세보기

세상에는 불편한 진실들이 많다. 사람들은 그 진실들이 너무나 불편한 나머지 모른척, 못 본 척 눈을 감고 산다. 공지영의 소설 ‘도가니’는 바로 우리가 불편하게 여기는 진실을 정면으로 대면하게 만든다.

 

‘다음’에서 이 소설을 연재할 때도, 단행본으로 나왔을 때도 난 이 책을 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. 그냥 그랬다. ‘즐거운 나의 집’을 읽고 실망했기 때문에? 아니면 작가를 좋아하지 않아서? 아니다. 그냥 싫었다. 그런데 어쩌다보니 이 책을 다른 책 살 때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 덤으로 사게 되었고 결국 읽게 되었다.

 

사긴 샀으나 읽기까지도 시간이 많이 들었다. 하지만 한번 읽는 데 가속도가 붙으니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.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나는 내가 왜 그렇게 이 책을 외면하려고 애썼는지 알게 되었다. '도가니‘는 불편한 진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.

 

실제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여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무척이나 불편하고 슬프고 괴롭다. 무력감과 좌절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. 어린 시절, 정의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었건만 자라고 보니 그 정의는 존재하지 않더란 사실. 그것을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다. 그런데 그렇게 잘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데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겠는가? 난 이 소설을 읽고 싶지 않았다. 어린 시절의 동화처럼 주인공들이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식으로 끝나지도 않을 거고 그래도 소설이니까 정의는 승리한다는 식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. 무엇보다 실화를 기초한 소설이 아닌가.

 

이 사건이 터졌을 때 기사를 읽고 경악하고 분노했다. 그러나 현대의 사건들이 그렇듯 이 사건들도 빠르게 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.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. 어떤 경악스러운 사건들을 만나고 분노하지만 빠르게 잊어가는 현대인들. 빨리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. 당사자들이 아니라면, 내 일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의식들. 나도 그랬다.

 

공지영은 그 잊혀진 사건들을 다시 세상에 드러냈다.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좌절했다. 글의 전개에 따라 울었고 분노했지만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나는 다시 체념했다. 어차피 세상은 이런 거니까. 우리 같은 소시민이 할 일이 없다. 주인공 강인호처럼 우리는 결국 체념할 수밖에 없는 거다.

 

그러나 내 마음 속에서 이런 의문이 솟아올랐다. 정말 그런가? 정말 체념하고 그냥 살 수밖에 없는 건가? 이건 비겁한 변명이 아닐까?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하니까 정의든 양심이든 거기서 눈 돌리고 살 수밖에 없노라고 나도 비겁한 변명을 해야 하는 걸까? 진실은, 결국 거짓말보다 힘이 약한가?

 

만약,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잘 모르겠다. 아마, 나도 강인호처럼 될 지도 모른다. 그러나 난 서유진의 말을 기억한다. 가장 두려운 것은 세상이 나를 바꾸는 거라는 것. 그렇다. 정말 무서운 것은 세상이 다 그런 거라고 체념하고 현실과 타협하며 변해가는 내 자신을 보는 것이다. 나는 그게 싫다.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.

 

사실 나는 겁쟁이다. 나는 아무 힘이 없고 쉽게 분노하지만 쉽게 잊는 보통 사람 중에 하나이다. 그러나 나는 여기서 다시 한 번 배웠다. 아무리 불편한 진실이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걸. 기억해야만 한다는 걸. 진실의 힘이 아무리 미약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는 한, 언젠가는 그것들이 모여서 큰 힘을 발휘할 거라는 걸.

 

나도 참 바보인가 보다. 현실은 다 그런 거라고 매번 실망하고 좌절하면서도 ‘혹시나...’하는 작은 희망을, 소망을 버리지 못하니까.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눈 돌리고 외면하질 못하니까. 그래도 나는 세상이 나를 바꾸도록 만들고 싶진 않다.

 

앞으로의 불편한 진실들 앞에서 외면하지도, 도망치지도 않을 용기를 가지고 싶다. 세상이 나를 바꾸지 못하도록 싸우고 싶다. 그것이, 소시민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이고 언젠가는 더 큰 힘을 불러올 무기라고 생각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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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비 -순전히 내 맘대로인 별점...

2009/09/24 20:47 | Posted by 별아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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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관관여행 ★★★★

- 이런 소재와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별 네 개를 주었다. 마무리도 괜찮았다.

 

2. 스페인의 이끼 ★★

- 불행한 여자의 인생 이야기. 다만, 스페인의 이끼가 뭘 가리키는 지 내 머리로는 이해불가. 그래서 별 두 개.

 

3. 나비사와 봄, 그리고 여름 ★★★★★

- 온다 리쿠다운 독특한 소재와 세계관.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.

 

4. 다리 ★★★

-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 했다. 마지막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까지.

 

5. 뱀과 무지개 ★★★

- 온다 리쿠식의 이야기. 많이 본 형식. 전혀 낯설지 않지만 그러나 색다른 이야기.

 

6. 저녁 식사는 일곱시 ★★★★★

- 이런 류의 유쾌한(?) 이야기가 좋다.

 

7. 틈 ★★★★★

- 실체가 없는 어두운 틈과 같은 섬뜩함을 느꼈다. 내가 찾는 어둠은 무엇인가.

 

8. 당첨자 ★★★★★

- 역시 이런 소재가 좋다.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악의가 더 무서운 것.

 

9. 달팽이 주의보 ★★★

- 자연의 생명력과 신비한 세계를 잠시나마 느꼈다. 그러나 내 취향이 아님.

 

10. 당신의 선량한 제자로부터 ★★★★★

- 우리가 늘 고민하는 윤리적 문제를 다룬 이야기. 진정한 선과 악의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. 역시 답은 없는 듯 하다.

 

11. 엔드 마크까지 함께 ★★★★

- 독특하고 유쾌하다. 마지막까지 깔깔깔

 

12. 계속 달려라, 한 줄기 연기가 될 때까지 ★★★

- 역시나 온다 리쿠 다운 독특한 세계관이다. 장편으로 해도 괜찮았을 듯 하다.

 

13. 생명의 퍼레이드 ★★★

- 마치 지금의 인류를 보는 듯 하다. 기승전결 없는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몰입되게 만든 그녀의 능력이 부럽다.

 

14. 야상곡 ★★

- 역시 온다 리쿠 다운 단편이긴 하지만 단편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.

 

-> 그녀의 풍부한 상상력과 다채로운 세계관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약간의 시기심을 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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